유인원과의 산책
🔖 좀 더 땅과 가까운 곳에서 살아가는 우리 문화보다 더 오래된 다른 문화권에서는 사람들이 자기네가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뒤계의 꼭대기에서 다른 동물을 낮추어 보는 짓 따위를 결코 저지르지 않는다. 생명은 동물과 인간, 인간과 비인간으로 나뉠 수 없다. 생명은 연속적이고 상호작용하며 상호의존적이다. 인간과 동물은 삶이라는 드라마에 함께 출연하는 동료 연기자인 것이다. 동물의 삶, 그들의 동기, 사고, 감정은 인간의 주목을 끌고 인간에게 존중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 따라서 그들의 중요성을 묵살하는 태도는 중대한 잘못으로 마치 ‘원죄‘라는 근대 서양식 개념과 유사한 어떤 것이 된다.
🔖 이들 성지에서 세 여성은 유인원의 발자국을 따라 걷거나 그들이 서식하는 숲 차양부의 아랫길을 따라 걸었다. 유인원들이 먹는 음식을 표집하기도 했다. 이따금 숲에서 그 동물과 함께 잠을 청하기도 했다. 제인은 ‘제인 봉우리‘에서, 다이앤은 텐트에서, 비루테는 오랑우탄이 꼭대기에 보금자리를 튼 나무 아래에 해먹을 치고서. 그들은 매일 동물 세계로 성지순례를 떠났다. 조사나 기록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그들 속으로 들어가서 그들과하나되기 위해서. 표명된 것이었든, 무의식적인 것이었든, 끝까지 고수한 것이었든, 중도에 포기한 것이었든 그 여성들은 모두 자신의 동물과 하나되기를 끈질기게 소망했다.